책제목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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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 청구기호 : 811.6 신14처
● 출판사: 다산책방
● 저자 : 신경림
시가 무엇인지 사람들은 오래 전에 잊어버린 것 같기도 하다. 세상은 점점 더 시끄러워지고, 점점 더 복잡해지고, 점점 더 적의로 가득차간다. 생은 감동을 주는 그 무엇이 아니라, 환멸만을 주는 어두운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시는 그런 세상에서 힘을 잃어간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감동한 인식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생은 비밀로 가득차있고, 시는 그 비밀을 언어로 짜여진 형식 안에 담아낸다. 시인은 감동하는 자, 생이 뻔한 것이 아니라, 이면의 의미를 길어낼 수 있는 연장된 세계의 울림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자이다. 시인들은 어린아이처럼 생 앞에 휘둥그레진 눈으로 서 있다. 매순간 새로이 살기. 매순간, 진정으로 본질적인 것 앞에서 진정으로 무지한 자라는 것을, 따라서 일생동안 배워야 한다는 것을 고백하는 자.
신경림의 『처음처럼』에는 그렇게 휘둥그레진 눈으로 생을 바라본 시들이 수록되어 있다. 거기에 덧붙여진 그림들은 화사하고 아름답다. 그림은 시의 동반자로서 시의 소박함을 아름답게 채색한다. 선자 신경림의 명쾌한 코멘트는 시와 그림 사이에서 수줍은 다리처럼 조용히 서 있다.